정확한 표현 그리고 쉽게!
작성자 최고관리자

며칠 전 사무실에 도착해서 컴퓨터 앞에 앉아 메일을 확인하다 있었던 일이다. 지난 학기에 필자의 강의를 수강했던 학생으로부터 메일이 왔다. 채용공고를 보고 입사지원 서류를 제출하려 하는데,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내용을 봐달라는 내용이었고 학생은 ‘빠른 답변 부탁드립니다.’라는 메시지를 메일 하단에 굵은 글씨로 남겨놓았다. 또 다른 메일을 확인해보니 강의를 요청하는 메일도 확인할 수 있었다. 구체적인 날짜와 함께 강의계획서와 강의자료 등을 언제까지 보내달라는 메시지였다. 순간 학생이 보낸 메일에 ‘빠른 답변 부탁드립니다.’라는 메시지가 생각났다. 이틀 아니면 일주일 안에 보내도 되는지, 아님 지금 당장 보내야 되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학생이 말한 ‘빠른...’이란 도대체 얼마의 시간일까? 전화를 해서 물어보려고 했지만 학생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커뮤니케이션에서 쉽게 범하는 착각 중에 말하는 사람은 말을 할 때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듣는 사람이 온전히 다 이해하고 받아들일 것이라 착각을 한다. 하지만 정확하게 표현하지 않으면 듣는 사람은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만큼 상대의 말을 재해석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의 정확한 전달을 위해서는 먼저 애매한 표현보다 상대의 입장을 생각해서 정확한 표현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일상에서는 이런 표현들이 많이 사용된다.

“아무거나 주세요! 좀 더 주세요! 빨리해주세요!”

며칠 전 케이블 방송을 시청하다 재밌는 장면을 보게 되었다. 유명 연예인의 자녀들이 부모와 함께 출연해서 세대 간의 사고의 차이를 보여주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내용으로 진행되는 방송이었는데, 그 중 방송인 김구라씨의 아들과 왕종근씨 아들이 대화에서 의미가 전혀 다른 사자성어를 말의 중간 중간 사용하는데 상대방이 다 알아들었다면서 고개를 끄덕이고 웃으며 대화하는 장면이었다. 서로가 메시지를 이해하는 것이 놀랍고 엉뚱한 아이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재밌었다. 한참을 웃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굳이 대화에서 사자성어처럼 어려운 말을 써야할까?’

물론 메시지의 의미를 전달하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상대가 알지 못하는 어려운 말이라면 굳이 사용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대화 중 자신의 지식의 정도를 알리기 위해 의식적으로 영어단어, 사자성어를 불필요하게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명함에도 주소, 이름, 직책을 한문으로 기재해서 대화 중간 정확하게 상대의 이름, 직책을 부르지 못해 눈치만 보다가 상대의 이야기를 듣기만 하는 경우도 있었다.

 

스피치는 말하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생각, 정보, 지식 등을 언어와 비언어적 요소를 통해 상대방에게 전달하고 설명, 설득하는 과정을 말한다.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는 표현이 분명하고 정확하게 전달 될 수 있다. 상대방이 이해할 수 없는 표현이라면 스피치의 의미는 왜곡되거나 생략될 수 있다. 상대를 배려할 수 있는 모습이 스피치의 달인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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